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목표를 쪼개는 것이 더 중요하다

Photo by Luca Bravo on Unsplash 연초만 되면 수많은 목표를 세웁니다. 올해는 10kg 빼기, 책 24권 읽기, 영어 회화 마스터하기, 부업으로 월 100만 원 벌기. 의욕은 넘칩니다. 그런데 3월이 되면 그 목표들이 어디로 갔는지 기억조차 흐릿해집니다. 이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목표 …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목표를 쪼개는 것이 더 중요하다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목표를 쪼개는 것이 더 중요하다

빈 노트 페이지에 목표를 적기 시작하는 첫 순간
Photo by Luca Bravo on Unsplash


연초만 되면 수많은 목표를 세웁니다. 올해는 10kg 빼기, 책 24권 읽기, 영어 회화 마스터하기, 부업으로 월 100만 원 벌기. 의욕은 넘칩니다. 그런데 3월이 되면 그 목표들이 어디로 갔는지 기억조차 흐릿해집니다. 이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목표 설정 방식의 문제입니다.

저도 수년간 같은 패턴을 반복했습니다. 근데 어느 해부터 목표를 다르게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크고 막연한 목표 대신, 작고 측정 가능한 단위로 쪼개는 방식으로요. 그 해 처음으로 세운 목표 세 가지를 모두 달성했습니다. 방법이 달라지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왜 목표를 세워도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가 — 심리적 거리 이론

뉴욕 대학교 심리학자 가브리엘 외팅겐(Gabriele Oettingen)은 20년간 목표 설정과 달성을 연구한 끝에 충격적인 결론을 냈습니다. 목표를 긍정적으로 상상하는 것(positive visualization)이 오히려 달성률을 낮춘다는 것입니다. 실험에서 다이어트 목표를 세우고 성공한 모습을 생생하게 상상한 그룹은, 그냥 목표만 세운 그룹보다 6개월 뒤 실제 체중 감량이 더 적었습니다. 뇌가 상상을 실제처럼 처리해 이미 달성한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외팅겐이 개발한 WOOP 기법(Wish, Outcome, Obstacle, Plan)을 사용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목표 달성률이 평균 2배 높았습니다. WOOP은 원하는 것(Wish)과 결과(Outcome)를 생각한 뒤, 장애물(Obstacle)을 현실적으로 떠올리고, 구체적인 계획(Plan)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긍정적 상상과 현실적 장애물 인식을 동시에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도미니칸 대학교 심리학과 게일 매튜스(Gail Matthews) 교수의 연구는 더 구체적인 숫자를 보여줍니다. 목표를 글로 적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달성률이 42% 높았고, 목표를 친구에게 공유하고 주간 보고를 한 그룹은 달성률이 76%까지 올라갔습니다. 목표를 적고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달성 가능성이 두 배 가까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화이트보드에 목표와 계획을 구조화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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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R 방식으로 목표를 쪼개는 법

구글, 인텔, 링크드인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사용하는 목표 관리 프레임워크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을 개인 자기계발에 적용하면 매우 효과적입니다. OKR의 핵심은 큰 목표(Objective)를 측정 가능한 핵심 결과(Key Results)로 쪼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올해 책 24권 읽기"라는 목표를 OKR로 쪼개면 이렇게 됩니다.

  • Objective: 독서를 통해 지식의 폭을 넓힌다
  • KR1: 매일 밤 잠들기 전 최소 15분 독서 (주 5회 이상)
  • KR2: 월 2권 완독, 완독 후 3문장 요약 노트 작성
  • KR3: 분기별 읽은 책 중 가장 인상 깊은 책 1권을 지인에게 추천

"책 24권"이라는 목표는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반면 "오늘 밤 잠들기 전 15분 독서"는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목표는 방향이고, 행동은 구체적 좌표여야 합니다. 방향만 있고 좌표가 없으면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목표는 방향이고, 시스템은 실제로 진보를 만드는 것이다."
— James Clear, 《아토믹 해빗》 저자

월간 · 주간 · 일간 목표를 연결하는 방법

큰 목표를 쪼갰다면 이제 시간 단위로 연결해야 합니다. 저는 3단계 구조를 씁니다. 월간 목표 → 주간 목표 → 일간 목표. 각 단계는 상위 단계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으로 구성됩니다.

월간 목표가 "책 2권 완독"이라면, 주간 목표는 "이번 주 챕터 5개 읽기"가 됩니다. 일간 목표는 "오늘 챕터 1개 읽기"입니다. 이 구조에서 오늘 해야 할 것은 너무나 명확합니다. 챕터 1개. 그것만 하면 됩니다. 이것이 목표가 행동으로 변환되는 과정입니다.

심리학자 에드윈 로크(Edwin Locke)와 게리 라섬(Gary Latham)의 목표 설정 이론(Goal Setting Theory)에 따르면, 어렵지만 구체적인 목표가 쉽고 모호한 목표보다 수행 성과를 평균 16% 향상시킵니다. "열심히 하겠다"보다 "매일 챕터 1개를 읽겠다"가 훨씬 강력합니다. 뇌는 구체성을 좋아합니다.

데이터와 그래프를 보며 목표 달성 여부를 점검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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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포기하고 싶을 때 — 실행 의도 전략

목표가 잘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흔들리는 때가 반드시 옵니다. 이때 유용한 전략이 실행 의도(Implementation Intention)입니다. 뉴욕 대학교 피터 골위처(Peter Gollwitzer) 교수가 제안한 이 방법은 "만약 X 상황이 되면, Y 행동을 한다"는 if-then 형식으로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골위처의 메타 분석에 따르면, 실행 의도를 세운 사람들의 목표 달성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평균 2~3배 높았습니다. 94개 연구를 종합한 결과입니다. "만약 퇴근 후 피곤하면, 최소 10분만 걷는다"처럼 장애물 상황까지 미리 계획에 포함시키면 실제 장애가 닥쳤을 때 뇌가 자동으로 반응합니다.


마치며

목표를 세우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 목표를 오늘의 행동으로 연결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크고 막연한 목표를 작고 구체적인 행동 단위로 쪼개고, 월간-주간-일간으로 연결하고, 장애물 상황까지 미리 계획해 두는 것. 이 구조가 의지와 무관하게 목표를 현실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올해 세운 목표 하나를 꺼내서,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10분짜리 행동으로 쪼개보세요. 그것이 시작입니다.

자기계발 목표설정 OKR 생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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