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워 학습(Interleaving): 단원별로 몰아 푸는 학습이 시험 점수를 깎는 인지심리학

TL;DR "한 단원을 끝낸 다음 다음 단원으로" —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학습법은 거의 다 덩어리 학습(blocked practice) 이다. 인지심리학 30년의 결과는 정반대를 가리킨다. 비슷한 주제를 의도적으로 섞어서 공부하는 끼워 학습…
끼워 학습(Interleaving): 단원별로 몰아 푸는 학습이 시험 점수를 깎는 인지심리학

8주 명상이 뇌 구조를 바꾼다는 MRI 연구

평온한 아침의 책

명상이라고 하면 여전히 산속의 수도승, 향초, 종교적 의식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지난 20년의 신경과학은 이 인상을 거의 완전히 갈아엎었다. 명상은 종교가 아니라 뇌 훈련이다. 그리고 그 훈련 효과는 MRI 사진에 그대로 찍힌다. 나도 처음 명상을 권유받았을 때 솔직히 거리감이 있었다. 그 거리감을 좁혀 준 건 종교적 설명이 아니라 한 편의 fMRI 논문이었다.

한 의대 교수가 시작한 일

1979년, 매사추세츠 의대 분자생물학자 존 카밧진(Jon Kabat-Zinn)은 만성 통증 환자들을 위해 한 가지 8주짜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MBSR, 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라는 이름이었다. 종교적 색채를 모두 걷어내고, 호흡과 신체 감각에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훈련만 남긴 형태였다.

당시 의료계는 회의적이었다. "고통을 그저 알아차리기만 한다고 통증이 줄어든다고?" 그러나 통증 환자들의 약 70%가 통증 강도와 관련된 삶의 질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고, 이 결과가 잇따라 학술지에 실리면서 MBSR은 미국 250개 이상 병원의 표준 프로그램이 되었다. 카밧진의 가장 유명한 정의는 단순하다. "마음챙김이란, 의도적으로, 지금 이 순간에, 평가하지 않으며 주의를 기울이는 것."

8주 만에 뇌 구조가 바뀐다는 MRI 연구

가장 자주 인용되는 연구는 2011년 하버드 의대의 사라 라자(Sara Lazar) 박사 팀이 Psychiatry Research: Neuroimaging에 발표한 논문이다. 명상 경험이 없는 일반인 16명에게 8주간 MBSR을 받게 한 뒤, 전후의 뇌를 MRI로 비교했다.

  • 해마(Hippocampus)의 회백질 밀도가 증가했다.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영역이다.
  • 후방 대상피질(PCC)과 측두-두정 접합부(TPJ)의 변화가 관찰됐다. 자기 인식과 공감 처리에 관여한다.
  • 편도체(Amygdala)의 회백질 밀도가 감소했다. 공포와 스트레스 반응을 담당하는 영역이며, 위축은 정서 안정성과 관련된다.

단 8주의 일상적 명상 훈련이 어른의 뇌 구조를 측정 가능한 수준으로 바꿨다. 신경가소성이 살아 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 중 하나로 인용되는 연구다. 위스콘신 대학의 리처드 데이비슨(Richard Davidson) 연구팀은 더 장기적인 명상 수련자(티베트 승려 포함)를 대상으로 EEG 측정을 진행해, 일반인보다 감마파 활성이 현저히 높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명상은 일종의 인지 운동이고, 운동이 그렇듯 누적된 시간이 쌓일수록 변화는 깊어진다.

햇살이 내리는 숲

균형 잡힌 시각: 만능이 아니라는 사실

한 가지 짚고 가야 할 점이 있다. 2014년 존스홉킨스의 마다브 고얄(Madhav Goyal) 등이 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한 47개 임상시험 메타분석에서 명상은 불안, 우울, 통증에 약물에 비해 적당한(moderate)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 만능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부작용이 거의 없고, 비용이 들지 않으며, 일단 익히면 평생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비용 대비 효과는 분명하다.

'지금 여기에 있다는 것'의 효과

하버드의 매슈 킬링스워스(Matthew Killingsworth)가 진행한 흥미로운 연구가 하나 있다. 2,25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시점에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떤 기분인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물었다. 결론은 단순하지만 묵직했다. 사람은 깨어 있는 시간의 약 47%를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아닌 다른 생각에 쓴다. 그리고 그 '딴생각' 중인 시간일수록 행복도가 낮았다.

명상이 훈련하는 능력이 바로 이것이다. 행복한 일을 늘리는 게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더 자주 머무는 능력. 같은 식사도 더 깊게 맛보고, 같은 산책도 더 또렷하게 걷게 된다. 행복은 어딘가 도착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자리에서 더 자주 깨어 있는 능력에 가깝다는 발견이다.

하루 10분, 가장 단순한 시작

  • 조용한 자리에 편안하게 앉는다. 자세에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
  • 호흡에 주의를 둔다. 코끝, 가슴, 배 어디든 가장 또렷하게 느껴지는 곳 한 군데.
  • 잡생각이 떠오르면 그 생각을 평가하거나 밀어내지 말고, "지금 생각이 떠올랐구나"라고 알아차린 뒤 다시 호흡으로 돌아온다.
  • 10분 타이머를 맞춘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처음에는 권장되지 않는다.

나는 처음 명상을 시작했을 때 5분도 견디기 힘들었다. 호흡 두 번 만에 머릿속이 다른 데로 가 있었고, 그게 자존심 상해 그만두고 싶었다. 그러다 한 명상 강사의 한 마디가 마음에 박혔다. "잡생각이 든다는 것은 명상이 실패한 게 아니라, 알아차림의 기회가 한 번 더 생긴 것이다." 명상의 목표는 잡생각을 없애는 게 아니라, 잡생각이 들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 알아차림이 반복될수록 우리는 자기 마음의 운전석에 앉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