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최고의 항우울제다

Photo by Anastase Maragos on Unsplash 2년 전 저는 번아웃 직후 극도로 무기력한 시기를 보냈습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귀찮았으며, 좋아하던 것들이 즐겁지 않았습니다.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상담사가 제안한 것 중 하나가 매일 30분 걷기였습니다. &qu…
운동이 최고의 항우울제다

운동이 최고의 항우울제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몸과 마음의 활력을 되찾는 모습
Photo by Anastase Maragos on Unsplash


2년 전 저는 번아웃 직후 극도로 무기력한 시기를 보냈습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귀찮았으며, 좋아하던 것들이 즐겁지 않았습니다.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상담사가 제안한 것 중 하나가 매일 30분 걷기였습니다. "운동이요?"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그게 무슨 도움이 되겠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3주가 지나자 뭔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조금 수월해졌고, 저녁에 생각이 덜 복잡해졌습니다. 6주 후에는 일의 의욕이 조금씩 돌아왔습니다. 이것이 단순한 기분 전환이 아니라 뇌에서 실제로 생화학적 변화가 일어난 결과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습니다.


운동 vs 항우울제 — 듀크 대학교의 16주 임상 연구

1999년 듀크 대학교 제임스 블루먼탈(James Blumenthal) 교수 팀은 우울증 환자 156명을 세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첫 번째 그룹은 항우울제(졸로프트)만 복용, 두 번째 그룹은 운동만 실시(주 3회, 45분 유산소 운동), 세 번째 그룹은 항우울제 + 운동 병행. 16주 후 결과는 세 그룹 모두에서 우울 증상이 유의미하게 개선됐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10개월 추적 관찰 결과였습니다. 운동 그룹의 재발률은 8%, 항우울제 그룹은 38%, 병행 그룹은 31%였습니다. 약물만 복용한 그룹보다 운동만 한 그룹의 장기적 효과가 훨씬 높았습니다. 이 연구는 운동이 단기 증상 완화뿐 아니라 장기 재발 방지에 더 강력하다는 것을 최초로 임상적으로 증명했습니다.

이후 하버드 의대 존 레이티(John Ratey) 교수는 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한 저서 《운동화 혁명(Spark)》에서, 유산소 운동 30분 후 뇌의 BDNF(뇌 유래 신경영양인자) 분비가 200~300% 증가한다는 연구를 소개합니다. BDNF는 레이티 교수가 "뇌를 위한 기적의 성장제"라고 부를 만큼 뉴런 생성, 시냅스 연결, 학습 및 기억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항우울제가 이 BDNF를 간접적으로 증가시키는 반면, 운동은 훨씬 직접적이고 빠르게 같은 효과를 냅니다.

규칙적인 운동 습관이 뇌와 신체를 동시에 강화하는 과정
Photo by Risen Wang on Unsplash

운동이 뇌를 바꾸는 구체적인 메커니즘

운동의 뇌에 대한 효과는 크게 세 가지 경로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첫째,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 기분 조절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직접 증가시킵니다. 이 세 가지는 주요 항우울제가 타겟으로 하는 물질과 동일합니다.

둘째, 해마(Hippocampus)에서 새로운 뉴런을 생성합니다. 성인의 뇌에서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되는 곳은 거의 해마뿐인데, 이 해마는 기억과 학습, 감정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일리노이 대학교 아트 크레이머(Art Kramer) 교수의 연구에서, 6개월간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한 노인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해마 크기가 평균 2% 증가했습니다. 반면 운동을 하지 않은 그룹은 해마가 자연적 노화로 1.4% 감소했습니다.

셋째,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조절합니다. 만성 스트레스로 코르티솔이 지속적으로 높으면 해마 세포가 손상됩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코르티솔 조절 능력을 향상시켜 스트레스 반응을 완충하는 역할을 합니다. 클레어몬트 맥케나 칼리지 연구에서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코르티솔이 덜 분비되고 더 빠르게 기저치로 돌아왔습니다.

"운동은 가장 강력한 처방전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방받지 않습니다."
— John Ratey, 하버드 의대 정신과 교수·《운동화 혁명》 저자

바쁜 직장인을 위한 최소 운동 처방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운동을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연구들은 놀라울 만큼 적은 운동량으로도 유의미한 효과를 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서 하루 11분, 주 3회의 유산소 운동만으로도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17%, 암 사망 위험이 18% 감소했습니다. 하루 11분. 이것이 시작점입니다.

현실적인 시작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점심시간 20분 걷기. 식후 혈당 조절과 오후 집중력 향상을 동시에 얻을 수 있습니다. 둘째, 출퇴근 시 한 정거장 더 걷기. 별도 시간 없이 일상에 운동을 끼워 넣는 방법입니다. 셋째, 주 2회 30분 걷기 고정 스케줄. 이것이 기본 임계치입니다.

매일의 작은 운동이 쌓여 삶 전체를 바꾸는 힘
Photo by Jenny Hill on Unsplash

마치며

책을 읽고 강의를 들어도 무기력함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몸부터 움직여보세요. 뇌는 몸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30분의 걷기가 뇌에서 일으키는 화학적 변화는 어떤 자기계발 콘텐츠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운동은 가장 강력하고 부작용 없는 기분 조절제이자 인지 향상제입니다. 오늘 점심, 20분만 걸어보세요.

자기계발 운동 뇌건강 멘탈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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